호주 브리즈번 리포트 1(2012년 12월 16일 일 인천출발)
매년 연말이면 한국을 거쳐 브라질 시댁으로 크리스마스를 지내러가는 큰딸네가 올 크리스마스엔 브라질에 가지 않는다는 얘기에 그러면 우리가 호주를 가볼까하는 마음으로 이번 여행은 시작되었다.
마침 뉴질랜드에 있는 작은딸네도 호주로 오면 온가족 6명이 오랜만에 같이 지낼 수 있겠다는 생각에 곧 비행기표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이때가 9월초. 인터넷에서 가장 싼 비행기를 검색해서 중국 광저우 경유 호주 브리즈번행 비행기를 1,018,100원에 예약하였다. 최저가격인 것 같다. 2명이 약 2백만원.
출발할 날은 아직도 많이 남았는데 10월에 이미 카드 결제는 완료된 상황. 이제 계획 변경은 없다.
여행날짜는 2012년 12월 16일 일요일 출발해서 2013년 1월 1일 화요일 돌아오는 햇수로는 2년,
날수로는 17일간의 여행이 시작되었다.
이제 출발할 12월 16일만을 기다리고 있다.
작은딸 은지도 우리가 도착하는 시간에 맞추어 비행기표를 끊어놓고 아르바이트, 학원 등등을 정리하고 있단다.
그동안 큰딸 영지는 우리가 같이 지낼 2주일 동안의 스케줄을 짜느라 즐거움 반, 고민 반으로 지내고 있다고 한다.
한국 날씨는 영하를 오르내리는데 호주는 우리와는 반대로 한여름.
넣어두었던 여름옷을 챙겨 여행가방을 싼다. 반바지에 반팔, 샌들, 모자, 선크림 등등.......
호주는 음식물 등등 세관검사가 까다롭다고 하여 아이들이 좋아하는 외할머니가 만든 김치는 못 챙기고
밑반찬도 많이 챙기지 못했다.
싼 항공권을 예약해놓은 터라 비행기 좌석도 예약을 못한 상황.
출발 당일 공항에도 일찍 나가야한다.
호주 리포트 1 (2012년 12월 16일 (일)
3개월여의 기다림 끝에 드디어 호주로 출발.
12월 16일 09시40분 비행기 시간에 맞추려 6시쯤 집을 나섰다. 여행가방 두 개에 박스보따리 하나,
기내가방 하나를 끌고 전철타고 인천공항 도착. 벌써 힘이 빠진다.
뭔 여행가는 사람이 그리 많은 지......
그래도 일찍 도착해서 무사히 짐 부치고 스타벅스 커피 한잔과 빵으로 간단한 아침을 대신한다.
4시간여의 비행 끝에 중국 광저우 공항 도착(현지시간 12시 25분. 우리보다 1시간이 늦다)
8시간을 공항에서 기다려야 21시 25분 브리즈번행 비행기를 탈 수 있다. 꼼짝없이 공항에 갇힌 상황.
공항내 A구역을 수없이 왔다갔다 해도 시간은 안간다.
점심 먹을 시간. 공항내 스낵코너 메뉴에 한국신라면이 있다. 라면 좋아하는 우리 신랑 고민할 것도 없이 신라면 주문.
간단한 밑반찬 한가지에 디저트 몇 쪽해서 우리돈으로 치면 14,000원. 헐~ 최고로 비싼 신라면일 듯......
의자에 꼬부리고 한잠 자다깨고, 또 공항 한바퀴 돌고, 화장실 한두어번 왔다갔다 하고,
마사지 기계에서 30위앤에 30분 마사지하고......저녁 사먹고......그래도 아이들 만날 생각에 견딘다.
이제 비행기 탈 시간. 이제 8시간 후면 큰딸을 만날 수 있다.
만 하루를 지난 12월 17일 오전 8시 20분 호주 브리즈번 공항 도착.
공항 세관검사가 생각보다 까다롭지 않다. 세관체크리스트에 체크한 것을 물어보는 정도로 그냥 통과.
고기가 있는 지 없는지만 묻는다. 이럴 줄 알았으면 음식을 좀더 가져오는 건데......
그리운 얼굴이 보인다. 쪼그만 영지와 키 큰 티아고가 손을 흔들고 서있다.
잘 안되는 영어로 간단한 인사, 정말 간단한 인사말이 오고가지만 마음만은 많은 말을 주고 받고 있다.
그러나 아뿔싸....... 이를 어쩐다. 짐을 찾는 동안 화장실에 갔다가 휴대폰을 두고 나왔다.
정신이 아득해진다. 이미 밖으로 나왔으니 어쩐다. 참 이 정신머리......
몇 번 전화를 걸었더니 어떤 여자가 전화를 받는다. 화장실 청소하는 사람인데 휴대폰을 주웠다고 한다.
불행 중 다행....... 곧 전화를 돌려 받을 수 있었다.
미안한 마음에 한국 인형이 달려있는 열쇠고리를 주니 진심으로 고마워하는 눈치이다.
공항에서 영지네 집까지는 시티를 거쳐 20여분이 걸린다.
집에 오는 길에 티아고를 직장에 데려다 주고 이제부터 남편이 운전을 해야한다.
장롱면허인 큰딸은 호주에서는 운전을 해볼 엄두도 못내고 운전을 못하는 상황.
오른쪽 핸들에 운전하는 남편과 조수석에 앉은 영지는 거의 싸움을 하다시피 한다.
‘아빠, 오른쪽 봐야지.
아빠, 천천히.
아빠, 서요. 아니 그게 아니구......’
내가 처음 남편한테 운전을 배우던 때가 생각났다.
우여곡절 끝에 집에 도착. 사진으로만 보았던 집이 눈앞에 있다.
직접 만들어 걸었다던 나뭇잎 무늬의 커튼, 부엌창문위에 걸쳐진 조그만 장식용 커튼,
텔레비전이 놓인 거실, 책상....... 이렇게 살고 있었구나. 여기에 앉아 공부를 했었구나......
엄마 아빠가 온다고 영지는 콩국물을 만들어 놓았다. 냉장고에 시원하게 해둔 콩물에 콩국수를 먹는 맛이라니.......
다 컸네......
잠시 쉬다가 작은 딸이 도착할 시간에 맞추어 공항에 다시 갔다.
우리가 길을 좀 헤매다 공항에 도착하니 작은딸 은지는 벌써 도착해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은지와 세이지가 공중전화앞에서 막 전화를 하려는 참이다. 반가운 얼굴.
뉴질랜드 생활이 그만한지 얼굴이 좋아졌다.
이렇게 여섯식구의 브리즈번 생활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