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뚜벅이 여행 2일차
둘째날, 10월 15일. 올레 6코스를 걷기 위해 숙소를 나선다.
숙소에서 토스트와 커피한잔, 바나나 한개로 아침을 해결하고 하루 시작......
숙소앞에서 700번 동회일주도로 버스를 타다. 버스비 3,000원. 교통카드를 쓸 수 있어 편리하다.
버스는 제주공항서부터 성산쪽으로해서 서귀포로 다시 공항까지 동쪽으로 도는 버스.
(반대로 제주공항서 애월, 한림쪽으로 서귀포로 다시 공항으로 가는 서쪽으로 도는 서회일주도로버스가 있다.)
주로 해안가를 따라 달리는 버스는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과 사람들을 실어나른다.
버스안내멘트가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로 되어 외국인도 전혀 문제없이 이용가능하다.
한시간 10분 정도를 달려 6코스(쇠소깍~외돌개)의 시작점, '두레빌라'에서 내려 오늘의 본격적인 일정을 시작한다.
여기서 내려 쇠소깍까지 10여분 걸어간다.
그 유명하다는 투명카약을 구경만 하고 가려니 좀 아쉬운 마음.
그러나 오늘은 올레길을 걸을 참이니 참기로 한다. 아쉬움을 남겨 두어야 또 제주에 올 수 있지.....
이 코스는 이미 두번째. 참 좋은 느낌이어서 오늘 다시 걸어보기로 한다.
그렇지만 전에 맨 몸으로 걸을 때와
이번 배낭을 지고 걸으려니 짐의 무게가 묵직하다.
같이 걷고 있는 친구들은 어떤 마음일지.
서로 말이 없다. 괜찮은가 보네....... 나만 무거운 건가......
6코스는 섶섬을 바라보며 걷다보면 올레사무국에 닿는다.
올레 사무국은 섶섬앞에 소라의 집이라는 이름으로 바다를 바라보며 서있다.
6코스를 걷는 중에 만나는 즐거움 중에 하나.
제주 올레길을 만드신 서명숙 이사장님은 조금전에 외출하셔서 직접 얼굴을 뵙지 못하였다.
이 또한 다음에 또 제주에 올 이유이리라.
올레 두건 사고 물한잔 먹고 사진 몇장 찍고 다시 길을 재촉한다.
바닷가를 따라 숲길을 걷다보면 다시 훤한 길로 이어지고
이제 서귀포를 향해 나아간다.
이제 시내길을 돌아돌아 이중섭거리로, 서귀포 올레시장으로, 천지연 폭포로 이어진다.
차로 가던 길을 두 발로 걷자니 참 멀다.
천지연 폭포에서 시공원으로 이어지는 언덕길에 등에 짊어진 배낭은 자꾸 뒤로 처지는데
뒤돌아보이는 항구의 모습은 점점 넓어진다.
이 맛에 힘은 들지만 또 걷는다.
올레길은 똑바로 가면 바로 닿을 수 있는 길을 요리 돌리고 조리 돌리고
나와서 보면 바로 조 앞이다.
인생살이가 그럴까.
지나고 나면 쉬운 길인데
지나는 동안은 힘도 들고 지치고 하는 인생살이.......
어느 샌가 등어리에 배낭을 짊어졌다는 걸 잊어 버렸다.
등어리의 무게가 느껴지지 않는다. 배낭과 한 몸?
참 이상하지....
친구들도 처음에 말들은 못했지만 이 짐을 지고 올레길을 걸을 수 있을까 걱정을 했는데
지금은 무겁지 않다니.....
이상하게도 걷는 동안 힘이 더 난 걸까....
그러는 사이에 우리의 두번째 기착지, 외돌개나라 게스트하우스에 도착.
지중해풍의 게스트하우스.
가격도 착한 3인 숙박에 8만원. 5~6명은 족히 자고 취사를 할 수 있는 방.
침대가 있는 거실방 하나, 2명 잘 수 있는 작은방 하나, 가격도 착하고 집도 예쁘다.
더구나 방에서 일몰을 볼 수 있다.
다음에 가족들과 꼭 오고 싶은 집.......
이곳에 짐을 풀고 가벼운 몸으로 다시 6코스 끝지점 외돌개를 향해 행군을 계속한다.
삼매봉을 오르고 내려서 오늘 여정의 끝 외돌개 도착.
이곳까지 오는 길에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았으나
이곳은 사람들로 그득
바다에 우뚝 솟은 외돌개를 배경으로 사진찍는 사람들 구경하고 다시 숙소로.
방안에서 낙조를 감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