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뉴질랜드 남섬 여행기 4 : 본격적으로 호수여행 2

윤정자 2016. 2. 26. 11:19

2016년 2월 7일 일요일 제 2일차


빵집 아저씨가 알려준 전망대:이곳에 오르니 크롬웰이 한눈에 들어온다.

남편의 머리 뒷쪽이 조금전에 다녀온 파머스 마켓이 열리는 곳이고 하늘을 날던 다리가 보인다.


이때까지만 해도 셀카봉 찍는게 어색한데 이후로는 점점 익숙해진다


본격적으로 오늘의 첫 여행지 와나카 호수로 간다.

가는 내내 절경과 양과 젓소농장이 펼쳐진다.

양들은 드넓은 초원에 점점이 보인다. 사람 수보다 많다더니 정말 그럴 것 같다.

양 무리 중에 어느 한마리는 망을 보는지 꼭 우리를 쳐다보고 있다.

우리가 지들을 구경하는 게 아니라 지들이 우리를 구경하고 있다.




와나카 호수 도착

멀리 설산을 배경으로 그리 크지 않은 호수지만 많은 사람이 호숫가 잔디밭에 앉아 햇빛을 쬐거나 수영을 하는 아이들, 서핑하는 사람들로 여유롭다. 그러고보니 이후 몇개 본 호수 중에 사람들이 들어가 수영하는 호수는 이곳 뿐인 것 같다.


이렇게 서서 서핑하는 사람들은 처음 본다. 하긴 파도가 없는 곳이니 수동으로 노를 저어갈 수 밖에.

그러나 출렁거리는 서핑 보드위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쉽지 않을텐데 잘도 저어간다.

금새 저 멀리로 멀어진다.


또 점심은 케밥으로..... 나는 야채가 섞인 서브웨이 등등 빵이 좋은데 남편은 아직까지 빵은 별로란다.

하지만 입에 맞지 않는 음식을 먹느니 그래도 이게 낫다며 먹는다.


우리의 훌륭한 가이드 영지는 틈만 나면 지도를 보고 갈 곳을 체크한다.

덕분에 나와 남편은 마음 편히 안전하게 여행을 할 수 있다.


영지의 탐색 결과대로 와나카 호수의 트레킹 코스 중에 하나인 다이아몬드 호수에 가보기로 한다.

와나카 호수를 끼고 왼쪽 길을 따라 오래 가지 않아 다이아몬드 호수 입구에 이른다.

차를 세우고 본격적인 트레킹에 나선다.


푸른 하늘은 머리에 이고,  따가운 햇빛은 등 뒤에 이고 전망대까지 오른다.


다이아몬드 모양의 다이아몬드 호수

이제 셀카에 익숙해져서 내가 셀카봉을 세우면 모두모두 앵글안으로 들어선다.

'조금 더 조금 더, 그래 됐어......' 이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웃게 된다.

조금 더 올라서서 호수를 내려다 보니 호수로 빠져 버릴 듯 아찔한 높이.

전망대에 서 있는 남편과 영지가 같이 포즈를 잡고 있다.

옆에 서 있는 외국인들은 한참을 얘기를 나누더니 다시 길을 재촉하여

와나카 호수 전망대까지 간다.


우린 아쉽지만 여기까지.......

다음에 또 오지 뭐, 오늘만 날인가.

다음엔 티아고랑 세이지랑 은지랑 와야지.

"얘들아, 다음엔 다같이 오자!"


다음 여정을 위해 내려오는 길.

올라갈 때는 그리 대수롭지 않았던 작은 호수가 빛이 달라지면서 반영이 아름다운 호수가 되었다.

인생도 그러하리라.

별 볼일 없이 지나쳤던 것들이 어느 순간 아름다움을 발할 때가 있을 지도 모른다.

그러니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음을 자연을 보고 또 배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