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제주 뚜벅이 여행 3일차 - 1

윤정자 2013. 10. 29. 20:38

셋째날 10월 16일.

어제 많이 걸었음에도 아침이 거뜬한 건 어쩐 일인지.

동갑내기 세명의 친구가 서로를 격려하며 서로에게 힘이 되었으리라

의견을 내는 친구는 조심스럽게, 의견을 받아들이는 친구는 넓은 마음으로........

우리 세명이 큰아이들 초등학교 1학년때 학부형으로 만났으니 올해로 24년째인가?

사는 모습도 비슷하고

나야 둘 다 결혼시켰고

한 친구는 외아들 결혼시켜 예쁜 며느리까지 있고

아직 한 친구는 우리들을 부러워하는 중이고...... 

흔히들 사람을 사귀면서 숟가락이 몇개 있는지 까지 속속들이 알기를 원한다.

그러나 그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다.

서로의 프라이버시는 지켜가며, 서로 예의를 지켜가며 지내는 것도

오랜 동안 잘 지내는 방법인 거 같다.

 

 

 

오늘의 큰 일정은 안덕면에 있는 '카밀리아 힐'에 가는 일.

숙소를 나와 조금 걷고 버스를 타고 '서귀포월드컵 경기장'에서 내려

780번 버스를 타다.

친절한 버스기사님께 오늘 갈 이곳 저곳의 자세한 버스노선을 묻고 메모하고......

상창에서 내려 30분 걸어가다. 

걸으면서 눈에 들어오는 짜잘한 들꽃들, 새순이 돋아나고 있는 수선화꽃 무리들.

이 동네는 유난히 콩농사를 많이 지었다. 메주콩이 다닥다닥 붙어 노랗게 익었다.

그렇게 바람을 맞으며 카밀리아 힐에 도착.

 

 

 

잘 정돈된 정원을 한바퀴 돌아

동백나무차(?) 한 잔씩 마시고 다음 일정을...

 

이젠 오설록으로 이동

카밀리아 힐에서 걸어나와 상창에서 780번 버스타고 동광육거리에서 내려서 

755번 영어교육도시행 버스를 기다리는데 버스는 더디 오고 배도 고프다.

지나가던 트럭 아저씨가 오설록 가느냐고 물으시며 타라고 하신다.

그래 차도 언제 올 지 모르고......타자.

트럭 짐칸에 올라 바람에 날라갈 지도 모를 모자를 힘껏 붙잡고

안 넘어지려고 중심잡느라 힘을 잔뜩 주고 찬바람에 떨다보니

오설록 도착.

꽤 오래 전에 오설록에 와 보고 참 오랜만이다.

차밭은 점점 넓어지고 길도 점점 넓어지고......

역시 중국관광객들이 많다.

배도 고프고 여기 왔으니 녹차라테 한잔은 마셔줘야 예의지 싶어 녹차롤케익을 주문하니 품절.

그래서 녹차라테와 녹차비스켓을 주문. 6,000원짜리 녹차비스켓이 하도 쪼그매서 깜놀.

먹는 내내 진짜 비싸서 아까운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