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남섬 여행기 14 : 테카포 호수와 크라이스트처치 공항
2016년 2월 9일 제 4일차-5
우리를 계속 따라오는 마운트 쿡과 푸카키를 뒤로 하고
테카포 호수로 향하는 길 또한 양떼들의 천국이다.
테카포 호수에 도착하니 저녁 8시쯤.
테카포 호수에는 세상에서 가장 작고 아름다운 선한목자교회가 있다.
이곳은 호수를 배경으로 작은 교회가 서있는데
실제로 예배를 드리는 곳이고
교회로 쏟아지는 밤하늘 별빛은 장관이라 한다.
9시쯤 해가 지고 10시쯤이면 별이 떠오를 터이니
우선 밥을 먹기로 한다.
오는 길에 보니 빙하물로 하는 야외 온천 수영장이 있다.
지친 몸도 풀고 크라이스트처치공항까지 가서 새벽 비행기를 타려면
온천에 가는 게 최선일 것 같다.
저녁을 간단히 먹고 온천을 하고 다시 선한목자교회로 오기로 한다.
눈으로만 보던 빙하를 녹인 물이라니 신기할 따름
몇 개의 구역으로 나뉘어진 온천 수영장은 피곤을 풀기에 딱 좋다.
해가 지는 모습을 바라보며 한시간 정도를 물놀이를 하다.
9시에 문을 닫는다는데 종업원들은 9시가 되어도
나가라고 재촉하는 분위기가 아니다.
그러다 9시가 좀 넘어서야
'진짜 미안한데 오늘은 여기서 끝을 내야겠습니다.정말 미안합니다'라며
손님들에게 양해를 구하는 모습이 참 신선하다.
오히려 손님인 우리들이 왜 나가라고 안하지?
언제 나가는 거야? 9시까지 아니야? 라며 종업원들의 눈치를 살피고 있다.
테카포 호수에서 별밤을 기다리며 차안에 앉아있다.
그런데 날씨의 요정 아버지 약발이 다 떨어졌는지 하늘이 점점 시커매진다.
별이 하나둘 뜨다가 구름 속에 모습을 감춘다.
모든 걸 한번에 할 수는 없는 법.
뉴질랜드의 블랙리스트에 올라서 다음에 뉴질랜드에 오려면 조심해야하지만
마운트 쿡의 후커 레이크도 보러 와야지, 테카포 호수의 별밤도 보러와야지
또 와야할 이유를 만들고
밤길을 달려 달려 크라이스트처치 공항으로 향한다.
공항으로 가는 길은 진짜 칠흑같이 어두운 산길을 돌아돌아 나온다.
차가 달리는 사이에 저 멀리 천둥번개가 치는 걸 보니
우리가 가는 길에 큰 비가 오지 않음에 감사하며
달리고 달린다.
무사히 새벽녘에 공항 도착, 렌터카 반납하고 브리즈번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영지네 집으로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