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북한산 둘레길 걷기7

윤정자 2020. 4. 23. 20:22

2020년 4월 21일(월) 7일차 마지막날

16구간 보루길, 17구간 다락원길, 18구간 도봉옛길

(2.9km+3.1km+3.1km=9.1km

10시10분 회룡역에서 무수골까지 3시30분 4시간20분 20,000보)


19일 비가 와서 끝냈던 회룡역 부근에서 다시 둘레길을 시작한다.

오늘은 끝내야한다는 생각이 마음이 바쁘지만 한편으로는 기쁘다.

남은 거리는 10km남짓.





16구간 보루길 입구


초파일이 멀지 않아 절 입구에는 연등들이 걸려있다.

푸른 녹음과 빨강노랑파랑의 연등이 잘 어울린다.


이곳은 초반부터 약간 오르막길

힘이 들지만 그래도 오늘이 마지막이라 생각하며 힘을 내본다


둘레길을 걷는 동안 서울 은평구를 시작으로 고양시, 은평구, 졸로구, 서대문구, 강북구, 양주시, 도봉구, 양주시, 의정부시를 걸어서

오늘 도봉구를 가면 끝이다.


이렇게 지도가 나올 때마다 내가 있는 곳을 확인해 보고 싶어진다.

참 멀리 왔다.

지도로 보아도 13구간 송추마을길은 거리가 길고

14구간 산너미길은 사패산을 넘느라 길이 험하고

15구간 안골길은 사패산 터널을 넘고 동네를 돌아가느라 길이 길다.


17구간 다락원길 구간은 일부 구간 외곽순환고속도로를 따라 걷다보니 차 소리가 시끄럽다.

배는 고픈데 차 소리가 가까이 들려 밥 먹을 자리 찾기가 쉽지 않고 날씨가 차갑다.

조금 더 걸어보기로 하는데 밥을 못 먹은 채로 동네길로 접어들었다.


막걸리를 파는 조그만 술집 외부 장식

얼마나 많은 00막걸리를 팔았을지, 얼마나 많은 사람이 드나들었을지

누가 묻지도 않았는데 가게 외벽 인테리어가 가게의 정체성을 말해주고 있다.

애주가 남편이 아주 좋아한다. 기념사진을 찍어야한다나


그렇게 내려오다 만난 00부대찌개집.

베낭 속에 든 김밥은 잊어버린 채 의정부에 왔으니 부대찌개는 먹어줘야지 하며 끌리듯 들어간 집.



얼큰하고 뜨끈한 부대찌개에 배도 채우고 따스함도 채운다.

남편은 요 며칠 둘레길을 걷고 오늘 완주하게 된 걸 자랑삼아 식당 여사장님께 이야기한다.

자기는 산 밑에 살아도 장사하느라고 도봉산 한번 못 올라가봤다며

부부가 같이 다니는 모습이 부럽다 한다.


이제  우리의 마지막 구간 18구간 도봉옛길 구간으로 들어선다.

이 감격적인 순간을 동영상으로 남긴다.




아이고 대실수~

남편은 셀카를 찍느라 이어폰을 꽂아 놓았었는데 그걸 그대로 꽂아놓은 채 찍어 소리가 하나도 안들어갔다.

아까워서 화면이라도 볼 수 있도록 올려본다.

내용은 이렇다

4월 9일날 북한산둘레길 70여km를 시작하였는데 오늘 드디어 7일차에 마무리를 한다.

참 감격스럽다

7일동안 둘레길 완주하느라 수고했으니 서로에게 선물하기로 하자.

남편은 머렐 등산화가 필요하다하고 하고

나는 기능성 티셔츠 두개쯤 필요하다고

그러니 서로 사주자 등등

그런 얘기를 주저리주저리 하였는데 소리는 안들어 갔다.

애고 다시 찍으러 갈 수도 없고 참......


18구간 도봉옛길 구간은 어렵지 않는 산길을 따라 걷다가 보면 도봉산 봉우리로 올라가는 국립공원 도봉분소가 나온다.

도봉산 포대능선, 성인봉, 자운봉 등 정상에 올라갈 때 통과하게 되는 곳이다. 

그러다 보니 낯설지 않은 길이다.

오늘을 정상엘 갈 길이 아니니 우린 둘레길로 들어선다.

정상에 갈 때는 한번도 보지 못했던 황금단청으로 곱게 단장한 능원사를 보게 된다.

코로나19로 사찰 경내에는 들어갈 수 없었는데

도봉산 정상을 배경으로 황금단청을 한 웅장한 절이 아름답다.



아 드디어

18구간 도봉옛길의 끝, 19구간 방학동길의 시작인 무수골에서 71.8km 21구간 북한산 둘레길을 마무리 한다.

그 감상을 마무리하는 남편의 동영상으로 대신한다.



우리들의 가장 아름다운 한 때를 기억하다

그간의 여정을 북한산둘레길 지도에 표시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