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천년 고도 경주의 재발견 4

윤정자 2013. 11. 20. 11:26

 

 

 

서출지(편지가 나온 연못)

 

이 연못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져 오고 있다.
신라 21대 소지왕(炤知王)이 즉위하신 지 10년 되던 해(488) 정월에

왕궁을 명활성에서 월성으로 옮겼다.

그리고 정월 보름 신하들을 거느리고 천천정(天泉亭)에 행차하였을 때

까마귀와 쥐가 와서 울었다.

쥐가 사람의 말로 이르기를, "이 까마귀 가는 곳을 찾아 가 보시오." 하였다.
왕은 기사(騎士)에게 명하여 이를 쫓게 하였다.

남산 동쪽 피촌(양피사촌)에 이르러,

 돼지 두 마리가 싸우고 있는 것을 한참 구경하고 있다가,

문득 까마귀가 날아간 곳을 잊어버리고 길가에서 헤메고 있었다.
이 때 한 늙은이가 못 속에서 나와 글을 올리니,

겉봉에 쓰기를 「떼어보면 두 사람이 죽을 것이고,

떼어보지 않으면 한 사람이 죽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왕이 말하기를, "두 사람이 죽는 것보다는

떼어보지 않고 한 사람만 죽는 것이 낫겠다"라고 하였다.
일관(日官)이 아뢰기를, "두 사람은 서민이요, 한 사람은 왕입니다"라고 하였다.
왕이 그렇게 여겨 떼어보니,

그 글에 「거문고갑을 쏘라」고 하였다.

왕이 궁중으로 돌아와 거문고갑을 쏘니,

내전의 분수승(焚修僧)과 궁주(宮主)가 잠통(潛通)을 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처형 되었다.
이로부터 나라 풍속에 해마다 정월의 상해(上亥).상자(上子).상오일(上午日)에는

모든 일을 조심하고 꺼려 함부로 움직이지 않으며,

정월 15일을 오기지일(烏忌之日)이라고 하여 찰밥을 지어 제사 지내고 있다.

이 연못을 서출지(書出池)라고 이름하였다.

연밥이 잔뜩 앉은 서출지는 연꽃이 한창이었을 때 장관이었으리라

연못쪽으로 향한 못가의 배롱나무 또한 장관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