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뉴질랜드 남섬 여행기 1 : 뉴질랜드의 블랙리스트에 오르다

윤정자 2016. 2. 24. 19:36

2016년 2월 6일 토요일 제 1일차


22여일 영지네 집에 갔다가 다음 주면 한국에 돌아오게 된다.

티아고랑 같이 여행하려고 날짜를 이리저리 살펴보아도 바쁜 티아고가 시간을 내기가 어려웠다.

여기까지 온 김에 뉴질랜드 여행이라도 다녀오자는 생각에 영지와 남편

그리고 나 이렇게 셋이서만 가기로 하고 급히 일정을 잡았다.


26일부터 10일까지 35일 일정.

일정을 잡았다기 보다는 싼 비행기를 찾다보니

다음날인 26일 아침 0830분 비행기표를 싸게 예약하게 되어 급히 출발하게 되었다.

급히 렌터카 예약, 숙소 예약 등등.....

싼 비행기이다 보니 짐도 기내 짐 7kg밖에 가져갈 수 없다.

옷 이외에는 아무것도 챙길 수가 없다. 옷가지만 챙겼는데도 7kg을 넘는다.

 

6일 토요일 아침, 간단하게 사과 하나를 들고 차에 올랐고 차에서 사과를 먹고는

남은 꼭지를 그냥 버리기가 뭐해서 비닐봉지에 넣어 백팩에 넣었다. (후에 이게 큰 재앙을 부른다)


3시간 정도의 비행 끝에 뉴질랜드 남섬 퀸스랜드 공항에 도착.

뉴질랜드와의 시차는 브리즈번과 2시간, 한국과는 3시간 차이. 퀸스랜드는 오후 1시반경.

입국절차를 밟고 있는 중. 맡긴 짐이 없는 우리는 바로 나오는 줄에 서 있었다.

뉴질랜드는 청정국가여서 신선한 과일, 육류 등등을 가져 들어올 수 없습니다.

혹시 있으면 내놓으세요. 만약 신고 안했다 걸리면 400달러 벌금입니다.” 출입국 심사 직원의 말

가방에는 옷 보따리 뿐이니 자신있게 없다고 대답을 하고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데

예쁜 자그마한 탐지견이 손님들 사이를 왔다갔다 하며 뭔가 냄새를 맡고 있다.


바로 그때, 이 예쁜 강아지가 내 백팩 뒤에 딱 서는 거다.

? 뭐지?? 얘, 왜이래??”

심각한 담당자는 내게 백팩을 내려놓으라고 했고 그때까지 나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으니 당당하게 가방을 내려놓았다.

백팩의 물건들이 하나씩 하나씩 나오고 아까 차에서 먹고 고이 싸놓은 봉다리에서 사과꼭다리가 나왔다.

아이고, 이런!” 여차저차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나니 고의가 아닌 것 같다며

다음부터 주의하라며 벌금은 물지 않고 그냥 보내준단다.

그리고는 내 인적사항을 꼼꼼히 기록하며 블랙리스트에 올랐으니 주의하라며 보내준다.

허탈하기도 하고 창피하기도 하고...... 영지가 고생이 많았다.

참 조촐한 우리 짐......

뒤에 맨 백팩에 들어있던 사과꼭다리가 재앙을 불렀다.

퀸스랜드 공항 밖