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북한산 둘레길 걷기6

윤정자 2020. 4. 23. 18:55

2020년 4월 19일(일) 6일차

13구간 송추마을길, 14구간 산너미길, 15구간 안골길

(5.3km+2.3km+4.7km=12.3km

10시35분 교현 우이령길 입구에서 시작해서 3시반 회룡역 부근까지 5시간 20,000보)


교현 쪽으로 가기 위해 몇번 환승을 해서 불광역에 도착한다.

8번출구를 나와서 34번 버스나 704번 버스를 타야한다.

버스를 타기 전에 점심에 먹을 김밥을 사기로 한다.

버스 정류장 앞에 0교수김밥이 눈에 띄어 김밥 두 줄을 샀다.

오래지 않아 34번 버스를 탔는데 지난 토요일보다 사람이 훨씬 더 많다.

교현 우이령길 입구까지 앉지 못하고 갈 정도다.


10시35분경 13구간 송추마을길을 시작한다.

입구에 국립공원관리공단 분들 두 분이 둘레길을 정비하고 계셨다.

직접 고맙다는 인사는 못 건냈지만

이번 둘레길을 걷다보니 여러분의 수고로움이 있어 둘레길을 즐거운 마음으로 걷고 있는 것 같다.

이정표, 화장실 등등 잘 정비되어있다.

다음 번에 공단 직원분들을 만나면 수고하신다는 인사를 꼭 건네보리라


산길을 산길을 걷다가 우이령길에서 보았던 오봉 등산로 입구를 지난다.

등산객들이 꽤 많아 보인다.

다음 번에는 오봉 정상에 올라 우이령길을 보고 싶다.


송추마을을 다 나올 즈음 만난 만개한 복숭아꽃.

능이백숙 가게 앞에 피어있는데 붉은 색이 하도 예뻐 사진을 찍고 있으니

백숙가게 집 주인 아저씨가 한마디 거드신다.

'예쁘지요? 사진 찍는데 돈 받아야겠어요.'

'네, 한번 찍을 때마다 500원씩 받으셔도 되겠어요'

'그러면 금방 부자 되겠네요'

역시 사람과의 소통은 그 곳에 더 좋은 기억을 갖게 한다.

붉은 복숭아꽃이 아름답기도 하지만 알은 채 해주는 사람이 있어 더욱 아름다운 길로 기억된다.


마을길은 다시 산길로 이어진다.

사패산과 사패산 터널, 안골계곡을 끼고 있는 14구간 산너미길이다.

둘레길 코스 중 난이도 상이라는 곳이라 살짝 긴장한 채로 길을 넘어간다.


사패산 터널은 양주시와 의정부시를 잇는 터널로 길이 4km에 편도4차선 터널로 세계최장터널로 기네스북에 기록되어 있다.

이런 사패산 산길을 넘는 코스인만큼 둘레길이 아니라 등산길이다.

시작부터 오르막 구간으로 둘레길 21구간 중 가장 힘든 구간이다.


둘레길 중간중간 요렇게 예쁜 다리들이 있다.

물을 건너는 다리라기 보다는 약간 내리막오르막길을 이어주는 다리이다.


숨도 고르고 다리도 쉬기를 몇 번 전망대에 오른다.

멀리 양주시가 보이는 전망대의 소나무가 일품이다.




잘 생긴 소나무를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잠깐 쉬기도 하고

참 좋은 길이다.


일기예보에 3시 넘어 비가 온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바람이 심상치 않다.

바람이 세지는 것 같다.

아직 점심을 먹지 않아 배도 고프고 바람이 좀 덜 부는 곳을 찾아 조금 더 가보기로 한다.


배는 고프지만 이 멋진 풍경에서 사진 한장쯤은 찍고 가자


곧 바람도 잦고 경치 좋은 곳에 터를 잡아 점심을 먹는다.

아침에 불광역에서 산 0교수김밥이 아주 맛있다.

집에서 알타리김치를 조금 가져왔는데 여기서 먹으니 더 맛있다.

발밑에 펼쳐진 산계곡풍경이 360도 펼쳐진 파노라마 같고 세상에서 가장 멋진 스카이라운지에서의 점심식사가 되었다.

이 아름다운 순간을 아이들과 영상통화로 나누어본다.

좋다, 참 좋다. 행복하다.


아무리 힘든 길도 끝이 있는 법.

오늘의 마지막 구간 15구간 안골길을 걷는다.

아까 세상에서 가장 멋진 스카이라운지에서 통화가 되지 않던 루카스에게서 전화가 왔다.

매일 이시간쯤이면 영상통화하며 할머니할아버지 얼굴도 보여주고

한국산과 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곤 하여 둘레길을 같이 걸은 느낌인 루카스다.

언젠가 루카스가 한국에 오면 같이 걸어보아야겠다.

전에 할머니할아버지가 보여 주었던 멋진 길이야 하면서.....

그때 루카스가 좋은 기억으로 갖고 있으면 좋겠다.

우리나라 일기예보는 요즘 잘 맞춘다.

3시쯤 되니 비가 내린다.

가방 무겁게 가져온 우산을 펴들고 산길과 동네길을 내려온다.



비가 그칠 기미가 없다.

오늘은 여기서 접고 내일 또 오지.

가장 가까운 역 회룡역으로 와서 1호선 전철을 타고 집으로 온다.


이제 남은 구간은 3구간.

하루만 더 걸으면 다 끝날 것이다.

처음 시작할 때는 좀 걸어보자는 가벼운 마음이었는데

걷다보니 끝까지 해보자는 욕심이 생겼고

걷다보니 끝이 보인다.

내일은 볼 일이 있어 하루 쉬고

21일날 마지막 구간을 걷기로 하고 즐거운 하루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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