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4월 9일 (목) 1일차
10구간 내시묘길 일부, 11구간 효자길, 12구간 충의길
(2.8km+2.9km+2.7km+=8.4km)
코로나 19가 바꾸어 놓은 일상
나도 2월 24일부터 해설사활동 일시 중단,
공항 자원봉사도 4월부터 일시 휴직.
남편은 손님이 없는 관계로 강제 휴직 중이다.
작년 9월 17일 백운대에 오르면서 얼마나 힘이 들었는지
더이상 정상산행은 못 할 거 같았다.
며칠 다리가 아파서 절뚝거리며 다녔었다.
그 이후로 늘 생각만 하고 있던
북한산 둘레길을 이번 기회에 완주해 보기로 한다.
작년 백운대 정상에 오르기 전, 정상 100m를 남겨놓고 여기까지만......
북한산둘레길 구간은 70여 km 21개 구간으로
북한산과 도봉산을 둘러친 산길과 숲길, 동네길을 도는 코스이다.
4월9일 첫날, 작년 9월 백운대를 오르던 북한산성 입구 10구간 (3.5km)내시묘역 중간지점에서 시작한다.
남편과 오늘은 몸 컨디션에 따라 걸을 수 있을 만큼 걸을 예정.....
걷기 좋은 폭신한 길, 적당한 숲길이 좋다. 산벚꽃이 참 예쁘다. 막 새순이 돋은 나무들이 싱그럽다.
11시30분쯤 이른 점심을 먹는다.
산성입구에서 산 김밥 두줄과 소주 한병,
그리고 집에서 싸온 된장국물로 즐거운 점심식사.
소주 한병에 얼근해진 남편 말이 많아진다.
숲길을 따라 내려오면서 오늘 아침 일을 고백한다.
아침에 차에 내려와 보니 차키가 없더란다.
가지러 올라오려고 하니 그걸 잊어버리고 갔느냐고 내게 한마디 들을 일이 꿈만 같더라나.
그래서 전화를 하려고 보니 전화기가 없더란다.
할 수 없이 집에 올라와서 현관문을 열으려고 하니 주머니에 전화기가 있었다는 얘기.
그 얘기를 하는 얼굴이 어찌나 아이 같은지.
'나 혼 좀 내지마. 요즘 매일 놀다보니까 머리가 어떻게 됐나봐. 혼내면 더 정신이 없어'
그 말이 하도 우스워 숲이 떠나가게 웃다가 안스러운 생각이 들어 웃음을 멈춘다.
벚꽃 만발한 대로변을 따라 걷다보면
박태성 노인과 무악재 호랑이 전설이 서린 11구간(2.9km) 효자길로 접어든다.
효자길 입구에 서있는 박태성 정려비와 효자이야기 소개 간판이 있다.
남편은 자기가 알고 있는 0태성이라는 친구 이야기를 하며 괜히 좋아한다.
걷는 길 가운데
인수봉, 백운대가 보이는 전망대에 선다.
정상을 보니 오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만 글쎄 또 정상에 갈 용기는 안생긴다.
다시 12구간(2.7km)충의길로 길을 재촉한다.
숲길을 걸어 다시 벚꽃 큰길을 돌아가면 12구간 끝인 교현 이우령길 입구까지 가게 된다.
오늘 우리는 여기까지.
우리 차를 북한산성 입구 주차장에 세워두었으니
버스가 있는 큰길에서 걸음을 멈춘다.
버스를 타고 주차장으로 돌아와 우리 차로 집으로 돌아온다.
남편은 술기운에 잠이 들고 나는 적당한 피로감에 기분 좋은 하루를 마무리하고
내일을 기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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