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 7일 일요일 제 2일차
다이아몬드 호수를 내려와서 다시 원점인 와나카 호수로 돌아왔다.
뉴질랜드의 관광지들은 눈에 잘 띄는 곳에 관광안내센터가 있어
그곳에는 온갖 지도와 레포츠 입장권 구입과 예약이 가능하며
직원과 자원봉사자들이 세계에서 온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주고 있다.
우리도 여기서 얻은 정보와 지도를 바탕으로 다음 여정을 쉽게 정할 수 있었다.
다음 여정지 하에와 호수로 가기 전 마트에 들러 음료수와 간식을 산다.
대부분 관광지에는 큰 마트가 있어서 필요한 것들을 그때 그때 쉽게 살 수 있다.
물론 번화가를 지나면 양들과 젓소들과 말들의 천국인 목장들이 끝없이 이어지지만.
이제 남편도 운전에 익숙해져서 여유가 느껴진다
하에와 호수는 상류쪽으로 올라가면서 와나카 호수와 만나는 곳까지 드라이브길이 아름답다.
날씨가 어찌 좋은지 새파란 하늘에 뜬 구름은 말 그대로 그림이다.
하에와 호수는 말이 호수이지 강이다.
파란 호수와 푸른 하늘에 이끌려 사진을 찍느라 갈 길은 먼데 진도가 안나간다.
그러나 진도가 안나가면 어떠리!
오라는 사람도 없고 딱히 가야만 해야하는 곳이 있는 것도 아니니
세월을 낚는 것이지.
이 언저리가 와나카 호수와 하에와 호수의 두 갈래 길이 만나는 곳.
날씨도 좋고 풍경도 좋으니 좀더 앞으로 달려 나가본다.
길은 나서면 행운을 만나는 법
지도에도 특별히 나타나지 않는 명소를 찾게 되었다.
이곳은 해안가로 불어오는 바람이 세서 물결에 실려온 나뭇가지가 멋진 풍경을 만드는 곳이다.
해안가로 실려온 나뭇가지는 각양각색의 모양으로 이 또한 오랜 세월을 겪은 모습이겠지.
또 이걸 이용해서 나무집을 만들어놓은 이에게 감사하며 우리는 사진을 찍기에 바쁘다.
나무집은 한, 두명이 들어가 앉을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이 된다.
여기 저기 구경하던 영지가 문득 같이 오지 못한 티아고가 생각났는지
밀려온 나뭇가지 중에서 티아고의 T자 모양을 집어든다.
'오호.... 티아고가 좋아하겠는데...'
잠깐만 있어봐라
영지의 Y도 찾아보자.....
나뭇가지이니 Y자 모양은 많은 것 같은데 막상 찾으려니...
드디어!
T&Y 티아고와 영지
여행이란 몸은 같이 못하지만 늘 함께 할 수 있는 것.
젊은 아이들의 사랑이 예쁘다
자, 이젠 숙소로 돌아가자.
주차장에 와서 시동을 걸려는 남편: 어? 차 키 없다!
-뭔 소리야? 아까 차는 잠궜어?
-잠궜지. 근데 어디 갔지?
애고, 없으면 큰일이다. 그 나뭇가지 더미에서 어찌 찾나?
렌터카에 연락해서 구구절절 얘기를 해야하나?
이런, 잘 챙기지!
-아까 넘어졌을 때 그때 주머니에서 빠진 거 아냐?
-그런가? 다시 가보자.
애고, 잘 챙기지, 그걸 잊어버리냐? 욕을 한 바가지하며 해안가 나뭇가지더미로 간다.
가슴은 두근두근...... 없으면 어쩌지????
이것이 네 것이냐?
남편이 넘어진 자리에 고이 있던 차 키 키 키 키......
안도와 허탈함에 차 키를 들고 기념사진(남편 손끝에 차 키를 들고)
'꺼진 불도 다시 보자'가 아니라 '주머니에 넣어둔 차 키도 다시 챙기자'를 외치며 크롬웰 숙소로 돌아간다.
돌아오는 길에 청정 뉴질랜드산 소고기를 사서 돌아오니 8시반 쯤.
저녁은 좀 더 있다 먹기로 하고 어제의 그 전망대로 카메라를 챙겨 들고 서둘러 나가 해 떨어지기를 기다린다.
9시쯤이 되자 해가 떨어진다.
'봐라, 영지야
일몰을 이렇게 찍는 거야.
니 카메라도 멋진 일몰 찍을 수 있어'
일몰을 바라보며 정겹게 이야기를 나누는 아버지와 딸의 모습이 예뻐서
나는 일몰보다 아버지와 딸을 계속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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