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뉴질랜드 남섬 여행기 10 : 오마라마에서 클레이 클리프까지

윤정자 2016. 3. 6. 12:21

2016년 2월 9일 제 4일차-1


오늘의 여정:

오마라마 숙소를 출발해서

클레이 클리프~푸카키 호수~마운트 쿡 국립공원~데카포 호수를 보고

밤새 달려서 라이스트처치 공항까지 가야한다.

크라이스트 처치공항에서 06시20분 비행기를 타야 하기 때문이다.

일정이 빡 세지만 기대가 되는 하루이다.


아침에 일어나니 숙소 주변에 낮은 구름이 끼어서 어제와는 다른 경치를 만들어 내고 있다.

다른 경치를 감상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이건 안개 때문에 아무 것도 볼 수 없을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엄습.


"날씨 괜찮아질 거야. 아빠랑 여행 다닐 때 날씨가 나빴던 적이 없었어. 아빠는 날씨의 요정이거든!"

아이고 세상에~ 나이 63세인 아부지에게 날씨의 요정이라니???

그런데 그러고 보니 여러번의 여행 중에 날씨가 안 좋은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날씨의 요정이란 말을 들었는지 말았는지 남편은 별 반응이 없는데

나는 그 말이 어찌나 정겹던지.......

아빠에 대한 믿음이 저리 강한지 새삼 감사하다.


어제 테이크아웃 해온 햄버거와 커피로 아침을 먹고 호텔을 나선다.

비취색 호수 푸카키 호수로 가기 전에 어제 호텔로 들어오면서 봤던 바위산을 찾아간다. 

친절한 네이버씨에게 물어보니 클레이 클리프란다.

이름대로 자갈과 진흙이 섞어있는 곳이다보니 풍화작용으로 비와 바람에 깎여 멋진 절벽 경치를 만들어 놓은 곳이다.



이곳을 조금 지나면 비포장길이 나온다.

이전까지의 양떼목장이 잘 정비된 초원이었다면 이곳의 양들은 더욱 자유스러운 환경 속에서 돌아다닌다.

차가 다니는 비포장도로로 건너오지 못할 만큼의 앝트막한 울타리가 전부.


오히려 얘들이 우리한테

'넌 누구니?'하고 쳐다본다.


뽀얀 흙먼지를 일으키며 정문앞에 다다르니

입장료를 받는 사람도 없이 5달러 넣고 들어가라는 조촐한 안내문과 빨간 나무상자가 있을 뿐이다.

다시 비포장도로를 따라 들어가니 황금빛 신세계가 펼쳐진다.

영지 말처럼 날씨의 요정인 아부지 덕분인지 구름이 완전 개어서 하늘이 말갛게 개었다.


벌판에 우뚝 서서 세월을 그대로 견디고 서 있는 클레이 클리프

이런 건 사진으로 찍어둬야해


안쪽으로 안쪽으로 들어가 보면 이런 모습



남편과 내 모습이 요만하니 실제 크기는 엄청나다.


클레이 클리프의 모습에 감탄하며 다시 길을 나선다.

뉴질랜드의 목장은 일정부분 목초지를 만들어 소나 양들을 방목하고

그 목초를 양떼들이 다 먹으면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고 한다.

그 목초를 가꾸는 거대한 진짜 거대한 스프링쿨러.

날개가 엄청나게 엄청나게 큰 비행기처럼 스프링쿨러로 목초지에 물을 주고 있다.

이런 모습은 곳곳에서 볼 수 있다.


길이가 얼마나 될 지 물어보고 올 걸.

근데 사람이 있어야지?

양들에게 물어봐!!!


길에 서 있기만 해도 그림이 되는 곳......


멀리 보이는 만년설이 덮혀 있는 마운트 쿡.

이제 이 길을 따라 가면 푸카키 호수와 마운트 쿡에 가게 된다.

마운트 쿡은 뉴질랜드 남섬에서 가장 높은 3,754m의 산으로 이 주변에서는 어느 방향으로 든 마운트 쿡이 보인다.